nakka soft world !
가족 본문
오늘 쓸 글은 조금 슬프다고 해야 하나, 우울하다고 해야하나.
좋은 내용의 이야기는 아니다.
작년에 육아 휴직을 쓰고, 온가족이 함께 외국 한달 살기를 하고 돌아 왔다.
한달살기 하는 내내 너무 좋은 분위기에, 행복함이 가득했다.
돌아온 한국에서의 삶은, 마치 휴가에서 복귀한 직장인 같은 느낌이었다.
또 다시 현실을 마주 했다고 해야하나.
사실 나와 아내는 잘 맞지 않는다.
모르겠다, 무엇이 맞지 않는 지를.
둘다 가장 소중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것을 일부러 의도 하지 않았음에도.
일례로, 나는 아내의 전화를 받을 때 가장 쌀쌀 맞다.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
아내도 나를 가장 무시 한다. 무엇이던 나의 의견이 항상 맨 뒤에 있다.
작년말엔 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했다.
복직할 당시에도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
당시 난 회사에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화목하지 않은 집과 스트레스 받는 직장사이에서 많이 힘들었다.
즐거운 연말을 보내기 위해 이렇게 살면 무슨 의미인가 싶은 마음에 아내와 화해를 했고, 그렇게 지나가는 듯했다.
새해가 되었고, 머지 않아서, 또 다시 서로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 정확히 무엇인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날 이후 나의 삶은 많은 부분이 바뀌게 되었다.
더 이상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한다고 해서 되지 않는다.
포기다.
아내는 원래 부터 나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자기 멋대로에,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스타일이었다.
결혼생활 내내 나는 그럴거면 왜 결혼 한건지에 대한 의문을 종종 품곤 했다.
결국 나는 이것을 10년넘은 결혼 생활끝에 받아 들이기로 했다.
결국 내가 살기 위해 선택한 것은 그냥 인정 하는 것이다.
아니 포기 하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최소한, 아내가 아이를 돌봐주는 것, 그것 말고는 나는 더 이상 아무런 터치도 하지 않았다.
집을 치우지 않아도, 설겆이를 하지 않아도, 밥을 주지 않아도, 빨래를 하지 않아도 아무런 잔소리를 하지 않았고,
불필요한 소비를 해도 아무런 코멘트도 남기지 않았다.
필요 하면 그냥 내가 해버리는 것이다.
서로 부딫힐 일이 없다.
나는 잔소리를 하면서 감정 소비를 하지 않아서 좋고, 아내는 기분나쁠 이유가 없어서 좋다.
표면적으로는 윈윈이다.
물론 그 내막을 살피다 보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이 없다보니, 함께 하고 싶은 것도, 함께 보고 싶은 것도, 함께 먹고 싶은 것 도 없다.
함께 살지만 함께 살지 않는 그런 삶이다.
세상을 살아 가는 것이 어렵다.
정신은 크지 않고 몸만 큰 것인지 너무나 어려운 삶이다.
나의 원칙은 단 하나이다.
아이들만 챙긴다면 무엇을 하던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 아내는 그것도 잘 못한다.
모성애가 부족한 건지, 책임감이 부족한건지 모르겠지만,
아이들보다, 가족보다 본인이 우선인 사람이다.
무슨 일이던 본인이 우선이라서 가족을 내팽겨 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이 부분은 사실 아직도 받아 들이기가 어렵다.
무엇보다도 가족만 우선이 되었어도 이렇게 까지 힘들지는 않았을 것 이다.
이글이 끝을 어떻게 마무리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지극히 개인 적인 이야기를 남기게 되었다.
짧지만 짧지 않은 오늘의 단상을 여기서 마친다.